
부모님이나 가까운 어르신이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방금 한 약속을 잊으면 자녀 입장에서는 덜컥 겁부터 납니다. 저도 먼 친척 어르신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치매 검진에도 순서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무료서비스, 검사 순서를 몰랐다면 놓칠 뻔했던 것들
몇 달 전, 어머니 쪽으로 먼 친척뻘 되시는 어르신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평소 정정하시던 분이었는데, 최근 들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방금 전에 한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다. 가족들은 처음엔 그저 나이 드셔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데, 병원 진료 예약을 완전히 잊고 다른 일정을 잡아버리신 걸 계기로 뭔가 확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자녀분들은 처음엔 큰 병원에서 MRI부터 받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먼저 주소지 관할 치매안심센터에 문의해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따랐는데, 그 덕분에 절차를 제대로 밟을 수 있었다고 전해 들었다. 치매 조기검진은 곧바로 큰 병원 검사로 가는 게 아니라 선별검사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진단검사, 감별검사로 이어지는 방식이라는 걸 이때 알게 됐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계기로 나도 관련 내용을 직접 찾아봤는데, 막연히 "치매가 의심되면 큰 병원부터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특히 검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면, 협약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전에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지원 가능 여부와 의뢰 절차를 먼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부모님 세대는 이런 절차를 스스로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니, 자녀가 미리 알아두면 필요한 순간에 안내해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순서, 치매안심센터 검사 단계별로 정리하면
치매 검진은 크게 선별검사, 진단검사, 감별검사 순서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받는 인지선별검사(CIST)는 기억력과 지남력, 언어능력 등을 살펴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로, 치매를 확정하는 검사가 아니라 정밀검사가 필요한 사람을 가려내는 첫 단계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시행하는 선별검사는 무료이고, 여기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전문의 진찰과 신경인지검사 등을 포함한 진단검사로 넘어간다.
진단검사에서 알아둘 부분이 있다. 센터가 직접 진행하는 진단검사는 소득 기준과 무관하게 무료지만, 협약병원에서 받는 경우엔 지원 기준이 따로 적용된다. 현재 기준으로는 1인당 최대 15만 원까지 지원되는데, 이는 정액 지급이 아니라 비급여를 제외한 급여 항목 본인부담금을 기준으로 지원되는 방식이다. 진단 이후 원인을 더 자세히 확인해야 하면 혈액검사, CT·MRI 같은 뇌영상검사를 포함한 감별검사로 이어지며, 대상은 만 60세 이상이면서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인 경우가 기본이다. 지원 상한은 의원·병원·종합병원급 8만 원, 상급종합병원 11만 원이다. 다만 지자체에 따라 이 기준보다 지원 범위를 넓혀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우리 지역도 똑같을 거라 단정하기보다 검사 전에 주소지 센터에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특히 검사비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병원부터 예약할 게 아니라, 센터를 거쳐 협약병원으로 의뢰받는 절차를 먼저 밟는 게 안전하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가족지원, 검사 이후 가족까지 챙기는 제도 그리고 남는 아쉬움
치매안심센터는 검사만 담당하는 곳이 아니라, 진단 이후 필요한 서비스까지 연계해준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치매환자쉼터는 낮 시간 동안 환자를 보호하며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함께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센터에 등록된 환자뿐 아니라 장기요양서비스를 신청해두고 판정을 기다리는 경우도 이용 대상에 포함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여기에 조호물품 지원, 실종 예방을 위한 배회인식표까지 챙길 수 있다고 하니, 매달 들어가는 소모품 비용과 안전에 대한 걱정을 함께 덜 수 있는 셈이다.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가족교실이나 자조모임처럼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 마련되어 있다는 건, 치매 돌봄이 환자만큼 가족에게도 힘든 일이라는 걸 제도가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다만 쉼터 이용시간이나 대상, 조호물품 품목, 가족 프로그램 운영 여부가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검사 단계에서 지자체별로 지원 범위가 달랐던 것처럼, 사후관리 서비스 역시 사는 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폭이 달라지는 셈이라 형평성 면에서는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검사든 사후지원이든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하나만 믿기보다는, 거주지역 치매안심센터에 직접 확인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는 걸 이번 기회에 새삼 느꼈다. 앞으로 우리 가족 중 누군가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더라도, 겁부터 먹기보다는 가까운 센터에 먼저 연락해보는 게 순서라는 걸 기억해두려 한다.
치매상담콜센터 1899-9988로 전화하면 가까운 센터 안내와 기본 상담을 먼저 받을 수 있다.
부모님 기억력 변화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면 큰 병원 예약보다 주소지 치매안심센터 전화가 먼저이다. 순서를 알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검사비 부담을 줄이고, 이후 돌봄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제대로 챙길 수 있다. 이 글이 저처럼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증상과 지원 조건은 반드시 해당 센터와 전문의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3mineconomy/224361164374, https://blog.naver.com/pchshin/224346098023